홍신익 평판칼럼 - 배우 김재욱, 그에게는 범주가 없다
홍신익 평판칼럼 - 배우 김재욱, 그에게는 범주가 없다
  • 홍신익 브랜드평판 전문위원
  • 승인 2018.10.07 19: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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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이한 힘에 맞서는 영매와 사제, 형사의 얘기를 다룬 드라마 <손 the guest>. 매회 긴장감 가득한 전개로 높은 몰입력을 보여주고 있다. 과학수사나 범죄 심리의 틀에서 벗어난 악령과 부마자의 이야기는 그간 접할 수 없었던 어둠의 세계였다. 20년 전 악령 박일도에 형을 잃고 사제가 된 최윤, 그는 김재욱이다.

모델이나 연기자로서 이름을 알렸던 것과 달리 그의 시작은 음악이었다. 고등학교 때 밴드부 보컬로 활동했고 대학 또한 서울예대 실용음악과를 전공했다. 그러던 2002년 학교 동기, 후배들과 록 밴드 '월러스'를 결성했다. 특출나거나 화려한 음색은 아니지만 지긋이 눈을 감고 한마디 한마디 내뱉는 그의 노래를 좋아한다(앨범이 안 나온 지 4년이 넘어 아쉽지만). 그의 음악에 대한 애정은 꾸준히 하고 있는 뮤지컬로도 이어진다.

김재욱은 MBC 오디션 프로그램 '악동클럽'에서 로커 지망생으로 방송에 얼굴을 처음 비쳤다. 신성우의 '서시'를 열창하곤 락이 아니어도 괜찮냐는 심사위원들의 말에 "그건 좀 힘들 것 같다"며 솔직하게 자기 의사를 드러냈던 김재욱. 오랜만에 다시 찾아본 그의 모습은 앳되고 어설펐지만 뚜렷한 주관과 차분함이 지금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홍신익 브랜드평판 전문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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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델 활동을 하다 연기를 시작한 <커피프린스 1호점>의 '예쁜 남자' 김재욱. 말없이 미소 몇 번에도 사람을 홀리는 노선기 역을 맡아 당시 뜨거운 관심을 받았고 이후로도 영화, 사극, 뮤지컬 등 다양한 장르에 도전해왔다. 김재욱은 과거 인터뷰에서 "모델, 뮤지션, 배우 등 '다 잡으려고 하냐'는 말을 듣기도 한다. 다 잡고 싶다는 생각보다는 하고 싶으니까 하는 거다. 작업 자체가 즐거우니까"라고 말했다. 맞다. 하고 싶고 할 수 있다면 하는 것이 좋다. 어차피 예술 아래 지켜야 할 경계 같은 건 없으니까.

스스로도 낯을 많이 가리고 신중하다고 얘기했듯 연기 활동 이외엔 방송이나 인터뷰에서 좀처럼 모습을 볼 수 없었다. 가끔 접했던 그의 예전 인터뷰들에선 차분하면서도 여리다는 느낌을 받았다. 말투나 모습이 크게 달라진 건 아니지만 지금의 김재욱에겐 분명 무게감이 더 생겼다. 연기하는 사람으로서 한계에 닿지 않도록 모델 화보도 한동안 피했었다니, 그가 하는 생각의 깊이가 느껴지는 대목이다.

우리가 연예인을 좋아할 때, 그 사람 자체를 좋아하는 것일까 그 사람을 둘러싼 캐릭터를 좋아하는 것일까. 아마 대부분 후자에 가깝겠지만 끔찍한 살인마 역을 맡은 사람이 좋았다면 그건 어떤 해석을 할 수 있을까.

김재욱이 그랬다. 팬 치고는 정말 오랜만에 드라마에서 본 김재욱은 모태구 그 자체였다. 검고 동그란 커틀벨을 들고 입으로 딱딱 거리는 소리를 내며 살인을 저지를 때마다 상황은 너무 끔찍했지만 표정과 목소리에서 드러난 김재욱의 모습은 그 무서움만큼이나 매력적이었다. 덕분에 '퇴폐미'의 정점을 찍었다는 호평을 받으며 대중들에 인상적으로 각인되었다.

김재욱이 악한 인간 '모태구'를 벗어나 '모태 미모' 폭발했던 <사랑의 온도>에서 솔직하게 사랑하고 의리 있는 능력남 박정우 역을 맡아 여심을 흔들었다면, 지금은 두서없이 끔찍한 일을 저지르는 손(박일도)를 쫓는 최윤이 되었다. 20년 전 빙의된 형의 살인으로 부모님을 잃고 형의 뒤를 밟아 사제가 된 최윤은 윤화평(김동욱)과 손을 잡고 회마다 아슬아슬한 분투를 이어가고 있다.

스스로의 가치관이 확고해 보이는, 흥분하거나 자신을 지나치게 꾸며대는 형용 없이 묵묵히 그리고 많은 도전을 해온 김재욱. 그에게는 한계를 구분 짓는 범주 같은 건 없다. 그가 하고 싶은 일이 곧 할 수 있는 일이며 보여주는 모습마다 새로운 마력(魔力) 아래 있을 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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