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신익 평판칼럼 - 배우 정유미, 83년생 ‘윰블리’ 말고 82년생 ‘김지영’
홍신익 평판칼럼 - 배우 정유미, 83년생 ‘윰블리’ 말고 82년생 ‘김지영’
  • 홍신익 브랜드평판 전문위원
  • 승인 2018.09.17 1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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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수요일(12일), 하루 종일 실시간 검색어 상위권을 차지한 뜨거운 감자가 있었다. 조남주 작가의 소설 <82년생 김지영> 이 영화화된다는 소식과 함께 배우 정유미가 김지영 역(役)을 맡게 되었다고 대서특필 된 것이었다.

나 또한 인상적으로 읽었던 소설이기에 반가웠다. 소설 속에는 1982년생 김지영이 30대 여성으로 현대사회를 살아가며 느끼고 겪는 부조리함과 부당함, 그 안의 의지가 내재되어있다. 그러한 것들을 표현해낼 줄 알면서도 화려하거나 고혹적인 분위기와는 거리가 있어야 하는 만큼, 정유미야말로 김지영과 잘 어울릴 것 같았다. 그러나 이 같은 결정에는 극적으로 상반된 반응이 쏟아져 나왔다. 감명 깊은 소설이었다며 영화를 포함한 정유미의 주연 소식을 달가워하는 쪽과 맹공을 퍼붓는 극우의 남성들. 삽시간에 정유미의 개인 SNS에는 말 그대로 '심한 말'이 난무했다. 영화화를 반대하는 청와대 국민청원까지 등장했다는 것은 특히 충격이었다.
 

홍신익 브랜드평판 전문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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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남주 작가의 인터뷰를 봐도 <82년생 김지영>은 보통의 사회생활을 하는 평범한 30대 여성이 불합리한 구조 속에서도 부단히 살아온 생(生)을 조명하고 있다. 불쾌하거나 특이하지도, 거대한 비리로 묶여있는 내용도 아니다. 설령 민감한 사안일지라도 우리는 그것을 예술로써 발현하고 승화할 필요가 있다. 그것이 우리가 이 시대에 자유의지로 살아감에 대한 반증이 되기도 하니까. 누군가 억지로 보라고 끌고 가지 않는다. 읽고 싶지 않은 책, 보고 싶지 않은 영화는 보지 않을 선택권 또한 순전히 우리에게 있다. 악역을 맡는다고 해서 그 배우가 악인이 아니듯 연기자로서 작품에 뛰어든 사람에게 부당한 색안경을 쓰며 왈가왈부하는 것은 분명 성숙지 못한 모습이다.

정유미는 2004년 영화 <폴라로이드의 작동법>으로 데뷔했다. 대중들에게 본격적으로 얼굴을 알린 건 배우 이진욱과 호흡을 맞췄던 2012년 드라마 <로맨스가 필요해 2>였다. 나 또한 이 작품으로 정유미를 인식했다. 특유의 사실적인 말투와 사랑스러운 분위기. 투덜대는 것조차 귀엽게 느껴진다. <케세라세라>에 이어 에릭과 두 번째 호흡이었던 <연애의 발견>에서도 역시 좋았다. 과거의 주열매(로맨스가 필요해 2)를 못 벗어났다는 반응도 있었지만 로맨틱 코미디 특성상 개성적인 연기를 펼치기는 어렵지 않은가. 몰입력 있게 충분히 사랑스러웠으니 괜찮다고 본다. 영화 또한 <도가니>, <부산행>을 비롯해 주조연 가리지 않고 다양한 작품들에 참여해왔다.

정유미의 실제 성격과 가장 가까우면서도 특유의 매력이 돋보였던 것은 아마 <윤식당>이었을 거다. 정유미는 tvN 예능프로그램 <윤식당 시즌 1>의 출연자였다. 발리 근처의 작은 섬에서 원로배우 윤여정을 주축으로 신구, 이서진과 함께 한식당을 운영하는 콘셉트의 이 방송은 미식, 여행, 휴식과 같은 말 그대로 휴양하는 듯한 인상을 주며 많은 관심을 받았다. 한참 대(大)선배인 윤여정을 많이 어려워하지 않으면서 잘 따르고, 평화롭게 자전거로 달리다 마주친 소에게 다가가 말을 건다든지 작은 염소와 교감하는 정유미의 모습은 특이하고 신선했다. ‘윰블리’라는 별명 그대로 항상 해맑은 모습으로 주변 사람들을 행복하게 만드는 마력이 있는 사람 같았다.

정유미는 지난 3월 화제 속에 종영된 tvN 드라마 '라이브'에도 출연한 바 있다. 정유미는 특출난 사명감을 가진 직업인(경찰)이기 이전에 많은 고민을 안고 살아가는 평범한 청춘이자, 두렵지만 맞서고 결국엔 앞으로 나아가는 한정오를 연기했다. 과거 강력계 형사들을 다룬 드라마와 영화는 많이 있었지만 지구대에 근무하는 경찰을 조명한 작품은 거의 없었다. 폼 나지 않아도 일상의 소소한 정의를 지키기 위해 밤낮없이 발로 뛰는 지구대 경찰들의 이야기는 많은 시청자들에게 울림을 남겼다.

정유미의 연기에는 '연기'같지 않은 무언가가 있다. 물 흐르듯 세련되진 않지만 실제의 모습을 보는 듯한, 주변에 저런 사람 하나는 꼭 있을 것 같은 사실감을 준다. 역할과 실제의 간극이 없는 느낌. 그럼에도 무수히 많은 변화가 가능하고, 사랑하기에도 받기에도 좋은 사람이라는 생각이 든다. 가냘프지만 절대 유약해 보이지 않는, 당차게 할 말은 하고, 하고 싶은 건 할 것만 같은 사람 정유미. 나는 그녀가 새 작품으로 해줄 또 다른 이야기를 기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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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나가다 2018-09-18 19:56:43
정유미는 원래 데뷔때부터 영화판에서 더 인정받던 배우인데 정유미 드라마만(그것도 최근것만) 보고 쓴 듯한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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