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희준 칼럼 - 기상청 평판 언제야 맑아지나?
공희준 칼럼 - 기상청 평판 언제야 맑아지나?
  • 공희준 브랜드평판 전문위원
  • 승인 2018.08.24 18:0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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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9호 태풍 「솔릭」이 우려했던 것보다는 훨씬 적은 피해만을 안겨주고서 한반도를 지나 동해상으로 빠져나갔다. 제주도를 제외한 육지 기준으로는 우리나라를 6년 만에 찾아오는 태풍이었던 데다, 태풍의 위력을 나타내주는 지표로 통하는 태풍의 눈의 크기 또한 어마어마하게 컸기에 방재 당국은 물론이고 많은 국민들까지 걱정과 불안 속에 뜬눈으로 태풍 맞을 준비를 하는 상황이었다.

그런데 “태풍이었는데 허풍이었다”는 한 누리꾼의 표현처럼 그야말로 소문 난 잔치에 먹을 것 없는 태풍이었다. 필자 역시 만약의 경우에 대비해 잠자기 전에 집의 베란다 창문을 꼭꼭 닿아놓았건만 밤사이 쿨쿨 잘만 잤더랬다. 사람들의 숙면을 방해할만한 거친 폭풍우가 몰아치지 않은 덕분이다.

태풍 덕택에 사상 최악의 무더위는 그 기세가 두드러지게 한풀 꺾였으나, 오랜 폭염과 가뭄으로 바싹 말라붙은 산야를 촉촉치 적셔줄 수 있는 만큼의 충분한 강수량은 기록하지 못했으니 태풍 솔릭은 효자도 아니고, 그렇다고 불효자도 아닌, 그냥 잠시 스쳐지나가는 짧은 인연이었던 셈이다.

 

공희준 브랜드평판 전문위원

솔릭과의 인연과 달리 국민들과 기상청과의 인연은 길다. 길뿐만 아니라 질기기조차 하다.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모든 문명사회에서 정확한 날씨 예보는 결코 없어서는 안 될 필수불가결한 국가 기능인 이유에서이다.

문제는 기상청에 대한 국민들의 평가가 그리 좋지 않다는 데 있다. 미국의 홍보마케팅 전문업체인 에델만이 지난해 전 세계 주요 28개국을 대상으로 조사한 바에 따르면 한국인들의 대정부 신뢰도가 큰 폭으로 올랐다고 한다. 무려 17프로나 상승해 45퍼센트였다.

17프로나 올랐는데도 45퍼센트라면 국민들의 정부에 대한 평가가 우호적이라고 생각하기는 어렵다. 더욱이 2017년도에 새로운 정권이 출범함으로써 정부에 대한 국민의 기대감이 부쩍 커졌다는 사실을 감안하면 45퍼센트의 신뢰도마저 어쩌면 감지덕지해야 할 결과일지도 모른다.

에델만의 여론 조사는 정부기관별로 구체적으로 나눠 이뤄지지는 않았다. 따라서 필자 입장에서는 세간의 일반적 인식을 반영해 이야기를 진행할 수밖에 없다. 우리나라 정부기관들에 대한 민심의 평가는 해당 부처들이 누려온 권력과 거의 정확히 반비례한다. 이를테면 4대 권력기관이라고 불리는 검찰, 경찰, 국세청, 국정원 같은 소위 끗발 센 기관들일수록 국민들이 인식이 나쁘기 마련이다.

힘도 없는 주제에 여론과 민심으로부터 걸핏하면 두들겨 맞는 곳이 기상청이다. 네이버나 다음 등의 인터넷 포털사이트의 날씨 관련 언론 기사들에는 기상청을 겨냥한 지독한 조롱과 비난의 내용이 담긴 댓글들이 ‘좋아요’의 세례를 듬뿍 받으며 줄줄이 달리기 일쑤다. 급기야 엊그제에는 일본 기상청이 실시간 인기검색어 1위에 오르는 기염을 토하기도 했다. 한국 기상청을 더 이상 못 믿겠다면서 누리군들이 일본 기상청의 홈페이지에 대거 접속하려는 과정에서 빚어진 씁쓸한 촌극이었다.

천재는 99프로의 땀과 1프로의 영감으로 만들어진다고 한다. 평판은 99프로의 신뢰와 1프로의 홍보로 구성된다. 일본 아베 신조 정권의 한일 간의 불행한 과거사에 대한 파렴치한 모르쇠 행각으로 말미암아 그 어느 때보다 국민들의 반일감정이 고조된 지금에서조차 일본 기상청에 대놓고 밀리는 대한민국 기상청의 평판을 과연 어떻게 해야만 회복시킬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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