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신익 칼럼 - 배우 김동욱, 데뷔 14년 만에 신과 함께하다.
홍신익 칼럼 - 배우 김동욱, 데뷔 14년 만에 신과 함께하다.
  • 홍신익 브랜드평판 전문위원
  • 승인 2018.08.19 15: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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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과 함께-인과 연>의 기세가 상당하다. 개봉 18일이 지난 지금 천만 관객을 훌쩍 뛰어넘었을 뿐 아니라 출연 배우들에 대한 관심 또한 가히 폭발적이다.

김동욱은 1983년 생 올해 36세로, 2004년 영화 '발레 교습소'에서 조연으로 데뷔했다. 드라마 <커피프린스 1호점>이나 영화 <국가대표>, <반가운 살인자> 등에서 자연스러운 연기를 보여줬고 좋은 느낌을 받았다. 훈훈한 장난기에 역할 속 잠깐의 투정이나 화(火)도 그의 착한 성향을 가리지 못하는 듯 보였다. 그래서였을까. 과거 동료 배우가 언급했던 그의 우울증 소식에 사뭇 놀랐던 기억이 있다.

영화 <후궁>에서는 광기어린 집착의 성원대군으로 '마냥 착하지만은 않다'는 것을 보여준 김동욱. 그런 김동욱을 오랜만에 보게 된 건 2017년 개봉한 영화 '신과 함께-죄와 벌'이었다. 그는 형 자홍(차태현 분)의 어리석은 선택으로 평생을 착한 콤플렉스 속에 홀로 어머니를 모시고 살아온 수홍 역을 맡았다. 군 후임의 실수로 너무나 어이없게 죽어버린 수홍은 그간 자신의 인생에 대한 분노와 한을 삭이지 못 해 악귀가 되고 말았다. 죽어서도 죽지 못하고 그렇다고 살아있는 것도 아닌 그의 절규가 꽤나 인상적이었다. 관객과 기자들의 반응 역시 '김동욱의 재발견'이라는 타이틀로 그를 호평했다. 그런 그가 이번에는 '신과 함께-인과 연'에서 저승길을 함께할 삼차사들의 마지막 귀인이 되었다.
 

홍신익 브랜드평판 전문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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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욱은 여러 인터뷰 속에서 급등하는 자신의 인기에 기분 좋은 감사함을 표하면서도 자신은 감독·동료 배우들의 '덕'을 봤을 뿐이라며 겸손한 모습을 보였다. 꾸준히 자신의 내실을 다져온 사람은 급작스런 관심에도 이토록 의젓할 수 있는 걸까. 그의 필모그래피를 보면 2004년 데뷔 이후 빈 곳 없이 정말 꾸준히 연기해왔다는 걸 알 수 있다. 수면 위에 드러나지 못 했을 뿐, 그의 발은 쉼 없이 움직이고 있던 것이다.

한동안 김동욱에 대한 기사가 쏟아지던 때, 기억에 남는 그의 인터뷰가 있었다. "내 인생이 영화 '위플래쉬' 같았다. 연기를 정말 못 했고 자신감도 없었다. 항상 다시 검증하고 반문하고 계속 그런 작업의 연속이었다. 배우 생활을 계속 이어가야 할지에 대한 고민도 많았다. 특정한 시기에만 한 건 아니고 계속 돌이켜보면서 놓을지 밀어붙일지 기로에 놓이다 어떤 계기로 해소가 되어 지고 다시 에너지를 얻어 작품을 하게 됐다"

인생이란 게 정말 그런 것 같다. 살다보면 극적인 순간보다 밍기적거리며 찜찜한 갈등을 안고 살아가는 순간이 훨씬 더 많고, 그랬던 순간조차 소소한 계기로 해갈되곤 한다.

그가 MBC 예능프로그램 '복면가왕'에 출연해 김광석의 '잊어야 한다는 마음으로'를 열창했던 순간을 잊을 수가 없다. 김광석의 음악이 절대 죽지 못할 이유를 김동욱에게서 본 것 같았다면 믿을 수 있겠는가. 놀랍도록 닮은 음색 뿐 아니라 그 안에 들은 진심이 미묘한 떨림 속에 오롯이 담겨있었다.

소꿉장난이나 학예회에서도 주인공을 맡고 싶은 마음. 대중에 드러나는 일을 할 때 주목 받고 싶은 건 당연할진대 인기로부터 초연한 사람들을 보면 참 대단하다는 생각이 든다. 어쩌면 연기하는 순간보다 마음을 다스리며 그 판 안에서 버티고 서있는 것 자체가 가장 어려운 일일지도 모르겠다. 멋져 보일 수 있는 길과 차기작에 대한 기회가 훨씬 많은 주인공이 아닌, 한 계단 아래서 끊임없이 다양한 모습으로 곳곳에 존재하는 이들의 분투가 더 감동적인 이유가 아닐까. 배우 김동욱의 현재 가도에 가속도가 붙길, 그리고 끊이지 않길 늘 관객으로서 호응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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