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감도와 평판지수, 둘은 어떤 사이일까?
호감도와 평판지수, 둘은 어떤 사이일까?
  • 최규문
  • 승인 2018.05.25 1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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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들의 호감이 모여서 상대적인 평판점수로 표출

호감은 '좋게 여기는 감정'이다. 좋고 미움에도 그 강도가 있다. 아주 싫어서 마주하고 싶지 않을 때 흔히 '꼴도 보기 싫다'고 표현하는 것처럼. 좋아하는 감정도 그 깊이는 다를 수 있다. 어떤 사람이나 대상에 대해 '좋아하는 정도'를 '선호도(選好度)'라 한다. (이하 '호감도'라 부른다.) 문제는 감정의 정도를 수치화하기가 쉽지 않다는 점이다.

사람들의 지지 호응, 참여 의사가 강할 때 '호감도가 높다'고 하고 반대일 때 '호감도가  낮다'고 말한다. 하지만 대체 얼마나 높고 얼마나 낮다고 해야 할까? 어린 아이들에게 "엄마가 좋아. 아빠가 좋아?" 물은 뒤 "얼만큼 좋아?" 라고 다시 물으면 "하늘만큼 땅만큼" 이라고 답하는 것을 떠올려보라. 감수성이나 민감성이 사람마다 달라서 절대적인 척도나 단위로 '높고 낮음'을 표시하는 게 어려운 까닭이다.

감정의 정도를 수치로 나타내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개인의 호감 수준이 사회 구성원들에게 '일반적인 여론'처럼 수렴되면 이것을 '평판(評判)'이라 부른다. '평가하여 비평'한다는 뜻이다. 영어로는 'reputation'이다. repute는 '여기다, 생각하다, 간주하다'는 뜻의 동사다. 're(again)'와 'put(think)'이 합쳐진 조어로 '다시 생각해보다'라는 뜻에서 유래한 단어인 셈이다.

'사회적 평판'은 그 대상에 대한 특정 집단 내 구성원들의 '호감도 수준'과 따로 떼어 말할 수 없다. 어떤 대상에 대한 평판 또한 좋고 나쁨, 혹은 그 정도를 표시할 수 있어야 사람들에게 태도나 반응을 결정할 수 있는 근거가 될 수 있다. 그래서 제품이나 인물 등 특정 대상에 대한 호불호 정도나 감정의 깊이를 숫자로 표시해보려는 여러 시도들이 생겨난다.

많은 설문 조사에서 사람들이 느끼는 정도를 물을 때, '아주 낮다, 낮다, 보통이다, 높다, 아주 높다'와 같이 '5점 상대 척도'를 이용한다. 영화의 재미나 감동의 정도, 추천 의사, 음식 맛이나 호텔의 수준, 서비스 친절도를 표시하기 위해 '별 몇 개'를 주는 방식의 '별점' 평가 역시 감정이나 느낌을 표시하는 대표적인 상대평가 척도라 할 수 있다.

호감은 감정을 대상으로 한 것이라 비교가 쉽지 않다. 개인들의 호감도가 집단적으로 모여 형성되는 평판은 측정하기가 더 까다롭다. 같은 사람일지라도  A는 좋아하는데 B는 싫어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같은 어려움 때문에 호감도나 평판값을 표시할 때는 일정한 측정 기준 요소들과 점수 산정 방법을 개발하여 '상대적인 비교치'를 '지수(index)'로 나타내는 게 일반적이다. 흔히 '평판지수'라 부른다.

호감에 기초한 평판지수는 기업에게 특히 더 중요하다.

기업 브랜드에 대한 평판이 곧바로 제품이나 서비스의 질에 대한 호평으로 연결되어 판매에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시장에서 통용되는 호감도 조사나 브랜드 평판 사례를 살펴보면 호감도가 기업의 무형 재산으로 취급되는 것을 어렵지 않게 확인할 수 있다.

대한상공회의소가 전국 20세 이상 성인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하여 1년에 두 번씩 발표하는 '기업호감지수(CFI, Corporate Favorite Index)'가 대표적인 사례이다. 기업호감지수(CFI)는 50점을 넘으면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답변이 더 많은 것이고, 50점 미만이면 그 반대를 의미한다. 설문에 대한 응답자들의 답변에 따라 '매우 긍정적=100점, 다소 긍정적=75점, 중립 =50점, 다소 부정적=25점, 매우 부정적=0점'으로 점수를 환산하여 집계하기 때문이다.

호감도 수준과 유사하게 기업 또는 제품 브랜드에 대한 소비자들의 평판은 기업의 판매 실적과 직결될 수 있다. 실제로 많은 기업들이 브랜드 평판을 우호적으로 유지 관리하기 위해 다양한 사회 기여 활동에 관심과 노력을 기울인다. 기업 이미지나 평판이 제품 매출에 미치는 간접적인 영향력을 의식한 탓이다.

배우나 모델과 같이 자신의 이름이 곧 상품인 연예인들은 물론이고 작품 활동을 하는 예술인, 유권자의 표를 얻어야 하는 정치인, 스포츠 스타와 같은 유명인들의 평판 관리는 더욱 중요하고 절대적이다. 대중의 관심과 인기도에 따라 '몸값'이 달라지고 기업의 광고 모델 선발시 당락이 좌우되는 까닭이다.

작금 우리 사회 전체에 경각심을 불러 일으키고 있는 미투 운동의 불길 속에 스러져가는 유명인들의 모습은 사회적 평판이 얼마나 무섭고 냉혹한 것인지를 여실히 보여준다. 우리 모두 그 시스템 위에 놓여 있음을 잊지 말자. 잠시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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