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대맛집, 친구의 리뷰가 당신 가게의 흥망을 좌우한다
홍대맛집, 친구의 리뷰가 당신 가게의 흥망을 좌우한다
  • 최규문
  • 승인 2018.05.23 11:1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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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명의 포스트 대신 실명 친구의 추천을 믿는 이유

친구를 만나고 싶거나, 귀한 손님을 모시고자 괜찮은 음식점이나 카페를 검색해본 적이 있는가? 네이버 검색창을 열고 "강남맛집" 혹은 "홍대맛집"을 입력해본 적이 없다면 오히려 그게 이상한 일일지 모른다. 인터넷 시대 검색은 그 만큼 자연스럽고 일상적인 우리 생활의 일부가 되어버린 행동이다. 문제는 그렇게 검색어를 입력하고 엔터를 친 다음 나오는 검색 결과 화면을 과연 얼마나 믿을 수 있는가 하는 점이다. 실험 삼아 한번 직접 입력해보았다.

네이버 검색창에 "홍대맛집"을 입력하고 검색 결과 [블로그] 탭을 클릭해보라.

검색된 게시물의 수만 60만 개가 넘는다. 첫 페이지에 단 10개의 포스트만이 나온다. 이 순간부터 우리의 고민도 시작된다. 첫 페이지에 뜨는 이 포스트 내용들을 과연 어디까지 '진짜'라고 믿을 수 있을까? 그도 그럴 것이 네이버 검색 결과 상위에 뜨는 게시물의 노출 효과는 국내 어떤 다른 매체에서도 찾아보기 힘들 만큼 영향력이 막대하다. 당연히 네이버 검색결과 상위 자리를 차지하기 위해 수많은 개인과 광고 대행업체 및 바이럴 마케팅 전문 선수들이 치열하게 경쟁한다.

혼자가 아닌 여럿이 팀이나 그룹을 짜서 특정한 포스트의 가치를 높여주기 위해 댓글이나 인용 링크를 생성하는 등 갖가지 부가 작업을 진행한다. 심지어는 더 많은 사람들이 참조하는 것처럼 보이도록 여러 대의 PC나 모바일 기기로 특정한 포스트를 검색한 뒤 반응하기를 되풀이하는 매크로나 봇 프로그램을 개발해서 인위적으로 검색 조회 작업을 조작하기도 한다. 혀를 내두르게 하는 '어뷰징' 수법들이 난무한다.

네이버 또한 검색 로직이나 상위 랭크 알고리즘을 바꾸는 등의 다양한 방법으로 인위적인 상위 노출 시도를 차단하기 위해 노력한다. 창과 방패의 싸움이다. 일시적으로 누가 이기고 지든 간에 '선수'들의 살벌한 쟁탈전 무대에서 신규 블로그나 일반 개인들이 '순진한 포스팅' 노력만으로 검색 결과 상위에 오르길 기대하는 건 참으로 난망한 일이다. 경쟁이 덜하거나 거의 없는 키워드라면 또 모를까 경쟁이 심한 대표 키워드라면 두 말할 여지도 없다. 무지개를 쫓으라 말해주는 게 나을 지도 모른다!

이런 와중에 페이스북이나 카카오스토리, 밴드와 같이 개인들이 직접 써올리는 이야기가 실명으로 올라오고, 실시간으로 전파되는 소셜미디어가 등장한 것은 왜곡된 국내 검색 시장의 장벽에 새로운 돌파구로 느껴질 수도 있는 한 줄기 빛과도 같았다. 사람들은 누가 만들어 올리는지 알 수 없는 수많은 익명의 아이디 기반 블로그와 카페 글, 자문자답식 지식인 글에 대해 더 이상은 큰 신뢰를 주기가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소비자들이 어떤 물건이나 서비스를 구매할 때 주변 친구나 가족, 지인들의 의견을 제일 많이 참고하는 것은 예나 지금이나 같다. 누가 쓴 글인지도 모르는 광고성 블로그나 카페 글에 속아 넘어가지 않을까 염려하는 대신 평소 믿고 지내던 주변 지인에게 소개를 요청한다. 혹은 자신의 명성에 해가 될 일은 하지 않으리라 여겨지는 전문가의 조언이나 유명인의 추천을 더 믿고 따른다. 소셜미디어의 발전과 더불어 '영향력자'라 불리는 인플루언서 마케팅이 새롭게 주목받게 된 것도 이런 배경 때문이다.

소셜미디어 초기에는 '파워 블로거'라고 불리던 유명 글쟁이들의 힘이 나름대로 유지되었다. 하지만 이내 소셜미디어 프로필과 동영상에 자신의 실명과 얼굴을 직접 드러내고 활동하는 이들이 등장했다. 유튜브 크리에이터들이 새로운 팬덤 문화를 만들면서 이른바 소셜 인플루언서 그룹으로 성장한다.
이같은 흐름에서 관찰되는 중요한 변화는 크게 두 가지로 정리된다.

하나는, 익명에서 실명으로, 정보 제공의 주체에 대한 인증 방식이 변화된 점이다.

블로그나 카페 문화는 기본적으로 애칭이나 별명, 아이디나 이메일 주소가 실명을 대신했다. 예를 들어 아이디는 "bluesky" 별명은 "푸른 하늘"이면 족했다. 익명을 쓴다고 해서 이들이 작성해서 올린 글이 거짓이거나 브랜드 홍보를 위해 없는 말을 지어내지 않을 것이란 믿음이 있었다. 문제는 돈이었다. 나름 팬 층이 두터웠던 일부 파워 블로거나 대형 카페 시삽진이 기업의 뒷돈(?)을 받고 홍보성 글을 올린 거래 사례들이 드러나면서 그동안 익명 속에 가려진 이들의 신뢰도도 함께 무너지기 시작했다. 사람들은 이제 익명 대신 실명의 SNS를 더 믿을 수밖에 없게 되었다.

다른 하나는, 동영상을 통해 개인들이 자신의 얼굴을 직접 드러내기 시작했다는 점이다.

모바일 SNS는 LTE와 와이파이의 성장과 함께 촉진되었다. 초고속 이동통신 인터넷망의 출현은 모바일 콘텐츠에도 새로운 변화를 유발했다. 유튜브를 주축으로 한 동영상 시대의 본격 개막이 핵심이다. 그동안 유선 인터넷 망에서 개인 동영상 콘텐츠를 주도했던 아프리카 TV와 같은 채널들이 모바일 플랫폼으로 점차 이전하기 시작한다. 유튜브 크리에이터들이 성장하면서 "1인 방송" 채널들이 본격적으로 성장한다.

동영상과 라이브 방송의 가장 큰 특장점은 '리얼리티'와 '실시간' 성이다. 즉 자신의 얼굴을 내걸고 실시간으로 영상을 송출하는 행위는 가식적으로 꾸미거나 각본에 따른 의도적 연출을 어렵게 만든다. 분장으로 얼굴을 꾸미는 것도 한계가 있고, 라이브에서 NG를 내지 않기도 어렵다. 실수는 실수대로, 없으면 없는 대로, 꾸미지 않는 '날것의 힘'을 전파할 수 있게 된 것이다. 
두 흐름의 공통점, 그건 바로 '진정성'의 토대가 구축되고 확장되기 시작했다는 점이다.

익명에서 실명으로! 자신의 얼굴을 직접 드러내고, 녹화 편집에서 실시간 라이브로 전환하라!

이 모든 요소들은 바로 진실성과 진정성의 강화라는 축으로 귀결된다. 실시간 동영상 전송이 가능해진 모바일 통신 환경 속에서 사람들은 더 믿을 수 있고, 더 직접적이며, 더 효율적이고, 더 빠른 소통수단을 찾아낸다. 그리고 이것을 피할 수 없는 트렌드로 강제해낸다.

이제 돈을 주고 사람을 사서, 있어 보이는 사진을 만들고, 노출할 키워드를 억지로 삽입하고, 그럴듯한 카피와 문장으로 치장해서 '꾸며낸' 맛집 블로그 글로 '눈먼 고객'을 잡기는 점점 더 어려워지고 있다. 사람들은 친구의 실시간 체크인을 확인하고, 그 집에서 직접 먹고 즉석에서 찍어올린 사진을 믿는다. 꾸미지 않은 리뷰를 기대하고 솔직한 평점을 묻는다. 그리고 점점 더 많은 사람들이 그런 친구의 기대에 맞춰 각자의 흔적을 기록하고 리뷰와 추천을 남긴다. 왜 그럴까?

누군가가 내가 남긴 체크인 후기와 평가 별점을 보고서 그 음식점에 들렀다고 치자. 기대를 져버린 맛이거나 형편 없는 서비스를 경험했다면 그 사람은 가게와 함께 나를 탓할 것이다. 나에 대한 믿음에는 금이 가고 그동안 내가 쌓은 신뢰 평점은 추락을 면치 못할 것이다. 당신이라면 이런 위험을 무릅쓰고 억지로 꾸민 후기와 별점을 남길 수 있겠는가! 강조컨대 당신 가게의 생존과 번영은 익명의 작업 블로그에 있는 게 아니다! 바로 지금, 당신 가게를 찾은 손님들이 SNS 담벼락을 통해 친구나 지인들에게 남기는 후기 한 줄과 별 한 개에 달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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