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신익 평판칼럼 - ‘진정성’의 패(牌)로 피워낸 꽃, 배우 윤계상
홍신익 평판칼럼 - ‘진정성’의 패(牌)로 피워낸 꽃, 배우 윤계상
  • 홍신익 브랜드평판 전문위원
  • 승인 2019.01.29 12: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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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말 사용이 금지된 1940년대, 까막눈 판수(유해진 분)가 조선어학회 대표 정환(윤계상 분)을 만나 사전을 만들기 위해 비밀리에 전국의 우리말과 마음까지 모으는 이야기를 담은 영화 '말모이'. 지난 9일 개봉 후 흥행가도를 달리며 박스오피스 2위를 차지하고 있다.

윤계상은 1998년 12월 god 멤버로 데뷔했다. 1세대 아이돌로 '어머님께', '사랑해 그리고 기억해', '거짓말', '길', 등 말하기도 입 아픈 히트곡을 연달아 발표하며 범국민적인 사랑을 받았다. 국민 가수 god로 승승장구할 줄 알았던 윤계상은 지난 2004년 돌연 팀을 탈퇴한 후 연기를 시작했다. god 탈퇴 선언과 연기 활동 시기가 맞물리면서 팬들은 아쉬움과 실망감을 드러냈고, 일부는 배신감을 토로하기도 했다.

개인 멤버의 부재가 팀의 존립을 위협하던 당시로썬 꽤 충격적인 일임은 분명했다. 윤계상은 훗날 탈퇴의 이유가 연기 때문이 아니었음을 한 방송에 출연해 털어놨다. 시시비비 모든 오해에 맞서 대응할 수 없었던 그만의 진심도 멤버들에게 전해졌고, 그 진정성은 god가 지금까지 함께 하는 모습에서 충분히 입증되고 있다.

 

홍신익 브랜드평판 전문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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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찌 됐든, 2004년 첫 작품 <발레교습소> 속 윤계상은 당연히 어설펐다. 준비되지 않았던 연기였기에 더욱 그랬겠지만 정말 날 것 그대로였다. 작품성을 인정받으며 첫 단추를 잘 꿰맨 윤계상은 <6년째 연애 중>, <비스티 보이즈>, <로드 넘버원>, <풍산개>, <최고의 사랑> 등 꾸준히 연기 활동을 해왔다. 그럼에도 뭔가 모호한 시간들의 연속이었다. 브라운관의 윤계상은 착하고 속 깊은 능력남이었고, 영화에선 남성미와 어수룩함을 오가며 평균치 없이 다양하고 모험적인 시도들을 이어갔다. 하지만 결국 드라마에선 거대한 존재감의 배우들에게서 늘 밀려나야만 하는 역할이었고, 영화 또한 흥행으로 이어지지 못했다. 작품성과 점차 발전된 연기로 호평을 얻기도 했으나 이렇다 할 한방은 없었던 셈. 가수 출신이라는 타이틀을 떼어버리고 오롯이 '배우'로서 각인되기까지 13년이 걸렸다.

2017년 개봉한 <범죄도시>가 말 그대로 대박이 터졌다. 흥행도 흥행이지만 윤계상의 연기 변화에 대한 극찬이 쏟아졌다. 장발에 머리를 묶은 채 연변 사투리로 사람을 휘어잡아 죽이는 무지막지한 인간 장첸. 13년간 윤계상이 쌓아왔던 응축된 연기 에너지가 폭발한 듯 간담이 서늘했다. 그렇게 스펙트럼의 경계를 더욱 늘린 윤계상은 2019년 <말모이>의 류정환이 되어 돌아왔다. 역사적 사실을 기반으로 한 영화이기에 허무맹랑한 변화를 줄 수 없었지만 그 자체로 윤계성이 지닌 섬세함과 진중함이 잘 묻어났다.

"배우마다 특화된 재능이 있다고 생각한다. 그게 선한 기운일 수도, 남성성일 수도 있다. 내게 재능이 있다면 그건 진정성과 절실함이라고 생각한다. 사실 이 둘을 빼고 연기하라는 지적도 많이 들었다. 그 말이 무슨 말인지 알지만 그러고 싶지 않다. 더 진정성을 가지고 절실하게 고민하고 연습하는 게 맞다"

손에 쥐고 있던 하나를 놓아버린 후 만나게 된 두 번째 인연. 버리고 떠났다는 오해도, 출신으로 낙인찍혀 무시당하던 텃세의 시간도 모두 견뎌냈다. 경솔하지 않고 모든 것에 진심을 담아 보내온 시간들에 대한 보상인 듯 윤계상은 두 인연을 모두 품에 안았다. 가장 행복하고 편안한 순간, 윤계상은 그 기회에 대한 소중함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 '간절하게 절실하게 끈질기게 마음이 사무치면 꽃이 핀다'던 박노해의 시처럼 정말 그에게도 꽃이 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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