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신익 평판칼럼 - 배우 배두나, 서두르지도 멈추지도 않는다
홍신익 평판칼럼 - 배우 배두나, 서두르지도 멈추지도 않는다
  • 홍신익 브랜드평판 전문위원
  • 승인 2018.11.19 12:2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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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두나가 말했다.

"제가 돋보이는덴 관심이 없어요. 감독이 하고자 하는 이야기를 나의 몸을 빌려 잘 투영할 수 있다면 만족해요"

각고의 노력으로 자신이 두드러지는 연기를 하는 것보다 연출자가 말하고자 하는 바를 충실히 이행하고자 하는 것. 배우가 쉽게 할 수 있는 얘기는 아니다.

1998년 모델로 데뷔했던 배두나는 1999년 드라마 <학교>로 단숨에 신세대 스타로 등극했다. 커다란 눈에 엉뚱해 보이면서도 독특한 느낌이 참 인상적이었다.

봉준호 감독의 데뷔작이자 배두나가 첫 주연을 맡았던 영화 <플란다스의 개>. 특별한 인과관계가 없던 <링>의 귀신이나 드라마 <학교> 속 어리숙한 학생이 아닌, 영화배우로서 두각을 드러낸 첫 작품이었다. 이후 <복수는 나의 것>, <고양이를 부탁해> 등 특색 있는 영화 속에서 다양한 역할을 맡으며 '배두나'만이 가진 분위기를 쌓아갔다.
 

홍신익 브랜드평판 전문위원
홍신익 브랜드평판 전문위원

봉준호 감독과의 두 번째 영화 <괴물> 또한 배두나의 영화사(史)에서 빼놓을 수 없는 작품이다. 한 치 앞을 모르는 상황의 한강 배수로에서 담담하게 활을 챙기고, 조카를 구하기 위해 목숨을 걸고 달리는 모습. 촌각을 다투는 순간 속에서도 남주(배두나)는 침착함을 잃지 않았다.

<비밀의 숲>에서는 다소 평면적인 인물 한여진을 연기했지만 감정 없는 나무와도 같은 황시목(조승우 분)에겐 단비 같은 존재였다. 그녀만이 가진 '쉼(pause)'의 호흡은 내가 배두나의 연기에서 가장 좋아하는 부분이다.

배두나는 봉준호, 박찬욱 등 세계적인 거장 감독들의 초창기를 함께 했다. 운이 좋았다고도 할 수 있지만 그 속에서 눈에 띄는 매력을 보여준 건 순전히 배두나의 몫이었다. 급기야 2012년에는 <매트릭스>의 워쇼스키 감독의 작품 <클라우드 아틀라스>로 할리우드에 데뷔하기에 이르렀다. 한국 여배우의 할리우드 진출 소식은 매우 이례적인 일이었기에 배두나는 국내외 매스컴의 화두로 떠올랐다.

하지만 그녀가 밝힌 할리우드 입성기는 의외로 단순했다. 가장 먼 곳에서 온 동양의 이방인 배두나는 매니저도 없이 혼자 현장에 갔고, 스태프들과 친해지려고 노력했다. 영어를 잘 모르는 상태에서 도전했기에 영국에 하숙집을 구해놓고 배울 정도로 열정적으로 임했다. 잘 모르더라도 직접 부딪히기 위해 통역을 사양했다고도 밝힌 바 있다. 할리우드에 캐스팅이 됐다는 자체만으로 화려하고 특별할 것 같았지만, 관심이 쏟아졌던 순간보다 훨씬 더 많은 시간을 외로이 보내고 부단히 노력했을 뿐이었다.

흔들리는 청춘에서부터 납치범, 양궁 국가대표, 주부, 심지어 공기 인형까지...매 순간 스스로를 까다롭게 생각하며 마음을 다해 연기해온 배두나. "삶에 굴곡이 있던 것이 아니기에 그 사람이 되어 생각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확고한 신념이 지금의 그녀를 만들었다. 용기 있게 내린 결단은 새로운 기회를 잇따라 가져왔고, 현재까지도 할리우드와 충무로를 오가며 대체할 수 없는 바운더리를 만들어가고 있다. 마치 다른 세상에 존재하듯 멀게 느껴질 때쯤, 잊지 않고 국내 대중 곁으로 와 화려한 소란 없이 눈을 껌뻑이며 덤덤하게 연기하는 배우. 배두나는 그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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